나도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
오랜만에 동창 친구들을 만났다.
어색해서 뻘쭘하게 앉아 돌아갈 것 같았는데 막상 만나니
폭포수처럼 말이 끊이지 않고 이어갔다.
어느새 밤은 깊어갔고 몇 명은 술의 취해서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느 순간부터 내 앞자리에 있는 친구도 바뀌어 있었다.
그녀와는 학창 시절에도 말을 걸어본 적이 없는 친구였다.
그녀는 나에게 다가와 술 한잔 따라주고 어색하지만 한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느 순간할 말이 없어진 우리는 몇 초 동안 정적이 찾아왔고, 나는 고개를 숙이고 괜히 술잔을 만지작거렸다.
그녀는 나를 쳐다봤다. 그러고서는 술기운 때문인지 붉어진 얼굴과 떨리는 목소리로 그녀는 말했다.
“실은 나 네가 첫사랑이었어.”
당황스러웠다. 그녀와의 인연은 같은 반이었다는 것밖에 없었고, 그때의 나는 지금보다 더 소심한 아이였다.
그런 내게 그녀는 나보고 첫사랑이라고 말을 했다. 나는 당황스러워서 입을 뻐끔뻐끔 벌리고 있는데 그녀는 싱긋 웃으면서 말을 이어갔다.
“야, 그렇다고 지금 좋아한다고 하는 게 아니라 어렸을 때 네가 좋았다고.”
“아.. 그래.”
“그냥 네가 보이니까 말하고 싶어졌어.”
그녀는 이제는 집에 가야겠다고 말하고 가방을 챙기기 시작했다.
나는 택시 잡아준다고 같이 일어났다.
하지만 그녀는 괜찮다고 말하고 나갔다.
나는 한동안 멍하게 가게 안에 있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과거의 나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나 같은 놈도 누군가에게는 첫사랑이었다.
<당신은 누군가에게 첫사랑이었다>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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